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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꿈

번개애비 2026. 10. 15. 07:16

나 솔직하게 내 마음 있는 그대로 말할께

다른 속뜻은 없으니 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길 바래.

이게 아마 마지막 일것 같아.

그런 마음으로 전하는 텍스트이니 왜곡하지도 더이상 아파하지도 않았음해.

 

너 정말 좋은 사람이야.

정말 너무 사랑한 사람이고 정말 너무 갖고 싶은 사랑이자 사람이야.

관심없는 그냥 이성이랑 단순히 대화를 하는것 조차도

민감하게 받아드리는 집착이 될정도로

너무 많이 사랑해.

 

이혼 후 한동안 혼자만 지내는 시간이 길었음에도

너를 만나며 용기를 다시 얻을 정도로 사랑했고.

너가 좋아하는 남자의 외형에

조금이나마 부합되기 위해 매일을 턱끝까지 달릴만큼 사랑했고.

재지않고 내가 가진 모든것을

너에게 줄수 있는 정도로 사랑했어.

연상만 만나본것도 아니고 연하도 만나봤지만,

너가 연상이니 연상이 좋다며

연상만 만나봤다며 얘기할 정도로 사랑했어.

루틴있게 체형을 가꾸는 사람이 좋다는 말에

너가 매개체가 아닌 꾸준히 관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직접 요리해 먹는 습관을 갖는 사람이라는 말에

평생 처음 밀프랩을 만들어 먹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

롱디연애를 못한다는 말에도

한시라도 멀리 떨어져 지내는걸 그토록 싫어해서

그토록 싫던 서울을 너를 보러 매주 오가며

오히려 롱디라서 애틋해서 더 좋다는 괴변을 하게되더라.

나의 우주에 이미 들어온 너를 위해

너의 우주에 내가 들어가기 위해

짜맞춰진 각본으로라도 인연이 되고 싶을정도로 사랑했어.

그 좋은 사람한테 내가 얼마나 더 내뱉고 더 못되게 굴어야

너가 언제 그만할지 느낌이 안왔는데,

너의 마지막 메시지를 읽으며

이젠 정말 작별이라는 것을 느꼈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도

그 누구도 함부로대하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댓글창을 닫아버릴정도로 아끼는 사람에게

나는 괴물이 되어 있었어.

너를 만나는 모든 순간들이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니였어.

나중에 내 모습을 그대로 받아드리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던것 같아.

 

그 좋은 사람한테 사랑은 더 주지 못할망정

더 깊은 상처만 만들어준 내자신이 후회스럽고 너무나 미안해.

내가 내뱉은 말들에 비하면

너의 모든 말들은 하나같이

내가 뭐라 대답할 말도 면목도 없을정도로 미안해.

그 와중에도 넌 계속 날 만나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만나겠니. 

만나려고 하는것 조차도 미안한 마음이야.

우리는 만나서 또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게 아니라 이젠 멈춰야할때야.

 

너와 이별할 다짐으로

맞지도 않는 주장을 억지로 내세우며

고집을 부리며 널 벼랑끝에 쏘아붙인 말들과 

인연에게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단어들을 내뱉으며 

그런 순간에도 나와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하는 너를 보며

중간중간 나도 너무 힘들었고 자주 흔들렸어. 

잘못된 관계라는거 알면서도 

어디서부터 잘못된 관계인지

실타래를 풀지못할거를 앎에도 불구하고

단지 사랑하는 감정만으로

잠깐씩 다시 재회할 상상을 했고, 

잠깐씩 다시 널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나도 자주 흔들렸어. 

서로가 얼굴을 보면서

뻔뻔하게 다시 시작하고 할거라고 생각한것도

그만큼 우리 정말 많이 사랑했으니까.

그 흔들림을 느껴 조금이나마의

희망을 품게 만든 맘을 갖게한게

내가 너에게 했던 가장 잔인한 잘못이야.

내가 너무 미안해.

 

근데 우리 이거 봉합안될거고

재회도 안될거야.

봉합되서도 안될 인연인거야.

내가 너가 느낀 차단당한 감정 하나도 못풀어주는데

우리가 앞으로 다시 사랑한다고 한들

상처받은 감정을 안고 관계가 지속되는건

또다른 도돌이표가 될게 분명했어.

부동산에 관심이 많지만

내가 부담을 갖을까봐 다른사람의 말을 빌어

서울아파트를 얘기하는 너의 맘을 모르는게 아니야.

내가 그런것에 상처를 받아 그것도 못하는 사람이니

너와 살아갈 자격이 없다는것이 아니라.

너의 상처를 보듬어주지도 못한채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앞으로의 모든 순간이

너에게 외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 같았어.

그런 의미에서 너와 살아갈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어.

이 또한 굉장한 변명같아 들릴수도 있지만

그 도돌이표의 지옥에서 널 끄집어내야만 했어.

그 이유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이야.

 

서로가 염려될 부분을 메모에 적든해서

얘기를 해보는것은 또 다른문제라고 생각해.

그렇게 다시 만나면

이미 서로가 잃어버린 신뢰속에서

서로가 나눈 염려들을 돋보기보듯

더 엄격하게 찾아보게 될거야.

마치 신뢰를 더 잃기 위하는 사람들처럼.

나도 흔들려서 너에게 바라는 점들을 적다가 멈췄어.

서로가 염려되는점들을 적는

내 스스로가 너무 뻔뻔했어.

나 서울가서 너 만나면

더 가혹하게 밀어낼 다짐을 했었는데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너의 모습을 보니까

차마 더 가혹하게 말할수 없었어.

그냥 그저 미안하다라는 단어란 말밖에 나올수 밖에 없었어.

 

사실 난 너랑 헤어질 결심을 저번주 목요일부터 다잡았어. 

미리 헤어지는 준비시간을 못준것 같아서 미안해.

그리고 그 타이밍이

하필이면 너가 요가할때 였고.

너의 요가일정 전체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어.

난 마지막까지도 타이밍이 엉망진창이었던것 같네.

너의 맞선날짜에 찾아간 우리의 시작 타이밍처럼.

처음부터 너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라며

일방적으로 차단한 내가 잘못이지. 

그 차단이 너의 트라우마가 되서 도돌이표가 되는게

언젠간 끝나는 일인줄 알았어.

지난주 목요일부터 너에게 보낼 메시지들을 따로 적으면서

정말 이제 놓아줘야겠다라고 되뇌였어.

너도 알거야.

나 말한거 그대로 행동하는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를 생각하지 말고

네 생각만 하며 지내.

내가 함부로 떠들고 다닐 수 없을만큼

넌 내게 과분한 사랑이었어.

 

나의 일방적인 손절임에도

나를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반복하던 너의 메시지들에서

다음날 일정을 소화하며 일상을 보내기 위해

너무 힘들었겠지만 다시 날 차단하는 널 보며,

그렇게나 꼼꼼하던 너가

내 앞에서는 한없이 관대했었다라는것을

이번에 새삼 다시 느꼈고.

그것만으로도 너의 사랑이 어느정도였는지

다시 느끼게 해줬어.

고맙고 미안해.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말을 짧게 짧게 했었는데.

이번만큼은 내 진심이 닿길 바라며 길게 남길께.

그 진창에서 너가 빠져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하고 -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고

고맙고 - 고마웠던 기억들은 오래 간직할께

미안하고 - 미처 다 전한지 못한 마음도 있지만

감사하고 - 감히 너의 행복을 바라고 싶어

부끄럽고 - 부디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좋아하고 - 좋았던 우리 모습만 기억해 줘.

이제그만 - 이제는 서로를 놓아줘야 할 시간이야.

우리 - 우리가 함께했던 날들은 잊지 않을게.

안녕 - 안녕, 내가 많이 사랑했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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